논터뷰인터뷰 [인터뷰] 김민석 "이재명은 칼 테러 이후 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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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85회 작성일 25-04-30 18:39본문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4.22.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난 27일 최종 선출됐다. 최근의 여론조사 수치만 계속 이어진다면 이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유력하다. 독선적 국정 운영으로 결국 국회에서 탄핵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차기 유력 대통령 후보인 이재명 의원은 리더십 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지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민석 의원(수석최고위원)은 이재명 후보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의원 중 한 명이다. 최근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관찰기인 <이재명에 관하여> 책을 내고 '이재명의 리더십'을 기록했다.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목격담과 평가를 담았기에 관찰자의 시선에 가깝다. 김 의원은 이재명을 "토론형 정책결정자" "유쾌한 토론가"라고 결론내렸다. 어떠한 에피소드가 이러한 결론을 이끌어내었을지 궁금해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허재현이 만난 사람]
지근거리에서 관찰하고 '이재명에 관하여' 출간
"그는 유쾌한 토론가, 독선적이란 이미지는 오해"
"항상 토론하면서 결론 내기 전까지 충분히 들어"
"응원봉 물결을 '빛의 혁명'이라 명명해 큰 역할"
"테러 이후 분명 달라져…김대중의 의연함 느껴"
"당원주권주의 정당으로 전환, 모든 변화의 근본"
"이재명 전 대표는 유쾌한 토론가입니다. 항상 토론을 하면서 합리적 결론을 찾아가요. 결론을 찾기 전까지 여러 의견을 충분히 듣지요. 경우에 따라서는 소위 '레드 팀'을 만들어 반대 의견을 일부러라도 내게 하고 그럽니다. 이런 토론 과정을 거쳐서 실제 이 전 대표가 생각을 바꾼 경우도 많아요. 저는 이런 게 이 전 대표의 최대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언론은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독선적인' 사람처럼 묘사하곤 한다. 민주당을 "일인독재 정당"이라고 비아냥 대는 국민의힘이나 비명계 정치인의 말을 통해서 그러한 보도들은 반복된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들을 자세히 뜯어보면 그저 인상비평일 뿐, '정치인 이재명'에 대한 자세한 목격담은 아니다. 김민석 의원의 책은 실제 목격담을 담아, '정치인 이재명'에 대한 왜곡된 비평들과 정면 승부 한다.
"이재명 전 대표는 잘 듣습니다. 그와 토론 현장에 함께 있으면 독선적이라는 이미지는 악의적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토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유연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례대표 선거구제를 (준연동형으로) 결정할 때도 그랬습니다. (중략) 그가 토론 과정을 중요시하는 것은 집단지성에 대한 원칙과 신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 제가 본 이재명. 그는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 토론형 정책결정자입니다." (<이재명에 관하여> 80쪽)
김민석 의원은 이외에도 이번 책에 내란 극복 과정에서 이 전 대표와 겪었던 에피소드, 칼 테러 당시의 일들, 이 전 대표의 당원주권주의에 대한 신념, 이 전 대표의 인사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의 공통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다소 얇지만 군더더기 없이 농밀하다.
특히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1월 '칼 테러 사건'을 경험하며 "죽지 않음으로써 더 강해졌고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민석 의원과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독선적이라는 이미지는 이재명에 대한 오해"
-이번 책은 어떻게 내게 되었나.
"처음에는 제가 꼭 책을 쓰려고 시작한 게 아니라, 우연히 어디 방송인가 유튜브에서 관찰기처럼, 제가 일하면서 지켜본 이 대표에 대한 얘기를 한 적 있다. 그 에피소드에 대한 제 해석을 진행자가 듣더니 너무 재미있어 하더라. 그 때 이재명 대표의 진면목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책을 쓰게 됐다."
"제가 이 대표한테 이런 얘기를 했는데 김대중 하면 생각나는 말은 '행동하는 양심'이고, 노무현 하면 생각나는 것은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다. 그런 것처럼 이재명 하면 생각나는 하나의 표현이 뭘까 고민을 해왔다. '결국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이 대표가 많이 썼는데 나는 이게 이 대표를 상징하는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이 대표에게도 이런 내 생각을 한번 물어봤는데 이 대표가 '그런가' 하면서 들은 적 있다. 결국 정치의 본질은 시대정신의 반영인데, 이 대표가 민주주의 위기와 내란 사태를 극복해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어떤 리더십을 가졌는지 설명하려고 책을 쓰기 시작했다."
-어떤 점에 가장 집중하고 싶었는지.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딱 하나의 포인트를 잡아낸다면 저는 '토론하는 이재명'을 그리고 싶었다."
-평소 이재명 대표와 토론을 많이 했는가.
"어떤 결론을 내야 하는 마감시한이 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도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론을 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통 리더 앞에서는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고 위축되지 않나. 이 대표는 그런 것을 잘 알아서 일부러 레드팀을 만들어 반대의견을 내게 하고 그랬다. 이런 토론을 통해 본인의 생각을 만들어 가더라. 이 대표 최대의 강점이다."
-수석최고위원으로서 이 대표와 파트너십이 괜찮았던 것 같다.
"일단 이재명 대표와 저는 동년배다. 나이도 같고 학번도 같다. 그런데 정치인으로서 걸어온 길은 좀 다르다. 경험이 다르니 그에 대한 존중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당원주권주의, 집단지성에 대한 신뢰, 시대의 흐름을 바라보는 철학적 결이 같았다. 그게 가장 (파트너십 유지 과정에서) 컸다고 본다.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제가 같이 지내면서 이러이러한 점은 나보다 더 낫다고 인정을 하니까 그런 게 쌓이면서 상호 대화가 이뤄졌다."
-그래도 서로 이견이 없지 않았을 거 같은데.
"당연히 어떤 사안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건데 계속 서로 대화를 하니까 자연스럽게 극복이 되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일인 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간담회 도중 대화하고 있다. 2024.12.7 연합뉴스
80년 광주의 빛, 25년 응원봉 빛의 연결…이재명 "'빛의 혁명'으로 부르자"
-이번 내란 극복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가 보여준 모습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이번 내란 사태 극복 과정을 사람들이 '빛의 혁명' 으로 부르곤 한다. 이 용어를 대중화한 사람이 이재명 대표다. 어떤 사건에 대해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결코 작지 않은 일이다. 사건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계엄을 해제시키고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을 추진할 때 시민들이 빛나는 응원봉을 많이 들고 나왔다. 그때 이번 사건을 뭐라고 불러야 하나 고민이 있었는데 많은 얘기가 있었다. 응원봉 혁명, 촛불 혁명 그런 얘기를 하다가 이 대표가 '빛의 혁명' 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그 단어를 누군가가 먼저 썼을 수는 있다. 다만 이 용어를 역사적 영역으로 끌어올린 것은 이재명 대표다. 아마 역사적 의식이 컸던 거 같다. 1980년의 군부 계엄을 광주 민주화운동을 통해 극복해온 역사가 2024년 내란 사태를 극복하는 국민의 원동력이 되었다. 광주의 뜻이 '빛고을'이다. 광주에서 주먹밥을 먹으며 계엄군에 맞서싸운 시민들이 있었고, 이제 응원봉을 들고 나온 광장의 시민들이 윤석열 계엄군을 막아섰다. 이 대표가 이러한 서사들을 이야기 하면서 '빛의 혁명'으로 명명한 것이다."
-내란 극복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늘 태극기 배지를 달고 행동하던데 이것은 누구의 아이디어였나.
"이재명 대표가 먼저 태극기 배지를 달고 있었고 이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회의에서 다같이 태극이 배지를 달자고 이야기 했다. 태극기의 상징성을 우리 민주세력이 다시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내란으로 무너진 민주헌정의 가치를 회복하자는 뜻이었다. 헌재의 윤석열 파면 선고일까지 의원들이 태극기 배지를 집단으로 함께 달고 다녔다."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가장 먼저 하셨던 게 김민석 의원이었다. 황당해보이기도 했던 그런 예측을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무슨 제보를 받고 시작한 예측이 아니었다. 논리적 유추에서 시작해 제보를 수집한 것이었다. 김용현 장관을 임명하던 때 굳이 장관 인사를 할 때가 아닌데 바뀌었다. '신원식 장관이 취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왜 바꾸지?' 왜냐하면 김용현은 충암고파로 알려져있지 않나. 능력이 딱히 출중하지 않은데 왜 바꿀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제가 우리 보좌진한테 장관 교체 뉴스를 보고 말한 첫 마디가 '저 사람 왜 바꾸지?' 였다.
그게 제 첫 질문이었다. 그 때부터 쭉 종합적으로 본 것이다. 그러면서 처음 관찰했던 결과물 중 하나는 윤석열의 반국가세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보면 이번 계엄 과정에서도 그 인식이 드러났잖나? 반국가세력을 과거와 달리 북한이나 친북 세력이 아닌 국민과 야당을 지칭하는 용어로 윤석열이 사용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공식 행사에서 그 표현을 무려 여덟 번을 했더라. 그런데 저도 그렇고 대부분 그냥 모르고 지나친 것이었다. 어떤 언론도 지적한 바가 없었다. 반국가세력은 척결해야 되는 것이잖나? '이런 논리 구조가 어떻게 가능하지?' 생각하다가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할 수도 있겠구나, 짐작했다. 김건희가 윤석열 정부 권력의 핵심인데 김건희의 동기는 '살고 싶다', '감옥가기 싫다' 일 것이고 이러한 의도를 살피면서 정보 파악에 들어갔던 것이다."
"칼 테러 이후 기자회견에서 '김대중의 의연함'을 이재명에게서 느껴"
-위기가 있을 때 대처하는 것을 보면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 이재명 대표가 특별히 위기에 강한 이유가 있을까.
"저도 이재명 대표를 옆에서 돕는 위치에 있었지만 뭔가 평생 쌓아온 어떤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리더십을 갖추게 된 게 아닌가 싶다. 과거에 제가 김대중 대선 후보를 따라다닐 때, 전쟁 같은 선거판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수많은 사건 앞에서도 그분 표정과 음성에 미동이 없었다. '평생 선거에 떨어진 게 저런 덕이 될 수 있는 거구나' 생각했었다. 몇 차례나 사선을 넘나든 고난과 실패가 쌓아올린 역정과 연륜에는 그런 힘이 있다. 이재명이 달라졌다고 느낀 첫 순간은 칼 테러 이후 그가 회복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였다. 김대중의 의연함에서 느꼈던 음성과 표정을 읽었고, 분명히 전과 달라졌다고 느꼈다."
김민석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을 직접 곁에서 보좌하며 만들어낸 인물이다. 그는 책에서 김대중과 이재명을 이렇게 비교하며 기록했다.
'(김대중 선생께서)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전날, 좋아하시던 중국 음식으로 저녁을 하다가 '총재님. IMF로 나라가 이렇게 어려울 때 대통령이 되셔서 나라를 구하시라고 평생 그렇게 하늘이 떨어뜨리셨나 봅니다' 라는 제 말씀에 '그래. 그런 것 같지?'라고 갑자기 울컥하며 답하셔서 저를 뻘쭘하게 하고 죄송스럽게 했던 김대중의 눈물이 생각납니다. 김대중처럼 개인적 험난함을 이겨내고 국가의 운을 일으키는 이재명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재명의 숙명은 위기 극복인 것 같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제가 한 말입니다. 숙명처럼 위기를 극복하고, 취임사에서 국민이 감내해야 할 고난을 언급하며 목메었던 김대중처럼, 자신이 겪어온 모든 개인사의 어려움을 국가 위기 극복의 내공으로 전환시켜 뜨거운 눈물로 나라를 살릴 각오를 하는 이재명을 보고 싶습니다.' (<이재명에 관하여> 97쪽)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4.22.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당원주권주의 정당으로 변모가 위기 극복 민주당의 근원"
-아마 민주정부가 새로 세워질 듯하다. 민주시민들이 꼭 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촛불의 힘으로 세웠는데 기대만큼 개혁이 잘 안됐다. 검찰개혁은 하다가 중간에 엎어졌고 언론개혁은 시도조차 못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저희가 다 잘 할 거니까 믿고 맡겨주십시오' 이런 것보다는 '주권을 가진 민주시민들이 함께 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민주당은 더 성장하고 변해야 한다. 당원들이 원하는 민주당을 만들었듯 이제 새로 만드는 정부도 국민이 원하는 정치로 가야 한다. 만들어 놓고 지켜보는 게 아니라 함께 만드는 것이다.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 빛의 선거로 만들어 가야 한다. 광장에 함께 했던 사람들, 전체 국민들의 뜻을 잘 경청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당연히 검찰 개혁뿐 아니라 많은 개혁들을 생각하고 있다. 경제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일단 경제를 살려야 하고 그러면서 필요한 개혁 과제를 필요한 시기에 맞게 해야 한다."
-시민들이 보기에 달라지는 민주당, 투표를 통해 얻은 정치 효능감이 역대 민주당 중 최고라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원수도 사상 최대 수준인데 수석최고위원으로서 어떻게 평가하나.
"글쎄. 민주당이 과거에 견줘 잘 했다 이런 말씀을 해주시니까 감사한 일이긴 한데 저는 조금 역으로 생각하면 그 이유는 국민과 당원들이 그렇게 열심히 할 의원들을 잘 뽑아줘서 그런 것 아닌가 한다. 민주당 의원들의 체질이 바뀐 것의 근본은 '당원 주권주의' 체제로 넘어간 결과이다. 이재명 대표 체제 하에서 당이 당원 중심 체제로 전환한 것이 모든 변화의 근본인 듯 하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어떻게 보고 있나.
"제가 한덕수 대행의 (대선) 출마용으로 하는 졸속 관세 협의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삼청동 총리 관저 앞에서 1인 시위를 해오고 있다. 당의 최고위원이 1인 시위를 한다는 게 통상적이지도 않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미국과 졸속 협상을 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선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덕수의 허상을 좀 명확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
"한덕수 대행이 출마를 하건 말건 출마해서 표가 나오건 말건 출마해서 본인이 좋은 끝을 맞이하건 망가지건 그건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별 관심이 없다. 다만 현재 선거관리와 관세 협상을 해야 되는 분으로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공직자로서 적절치 않다. 출마 생각이 있으면 빨리 출마하는 것이 좋고 안 할 거면 불출마 선언하고 관세 협상에 전념하는 게 공직자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 정리/ 조하준 <굿모닝충청> 기자 watchdog@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