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단독] '홍준표 복당 청탁' 명태균-홍 측근 동행사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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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457회 작성일 25-04-23 18:23본문
지난 2021년 4월 24일 저녁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인 김한정 회장의 제주 서귀포시 별장에서 찍은 단체 사진. 왼쪽부터 최용휘 전 대구시 서울본부 대외협력팀장, 명태균 씨, 김한정 회장,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 2025.4.23.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인 김한정 회장의 제주 서귀포시 별장 위성 지도 사진. 명태균·최용휘·김영선·김한정·김태열 등이 2021년 4월 24일 저녁 맥주를 마시며 회동을 한 외부 테라스 시설이 확인된다. 2025.4.23. 네이버 위성 지도 갈무리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2021년 4월 국민의힘 복당을 추진하면서 명태균 씨에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말 좀 잘 전해달라”고 부탁한 뒤, "명 씨와 김종인 위원장의 '제주 회동 현장'에 최용휘 전 대구시 서울본부 대외협력팀장을 보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워치독> 보도로 알려진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사진과 항공권 구매내역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홍 전 시장은 명 씨와 최 전 팀장 등과의 관계를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 내용과 목격자들의 증언, 사진 증거 등은 모두 홍 전 시장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 김종인을 설득하려는 명태균을 따라 온 홍준표 측근
23일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단독 확보한 사진을 보면, 명태균 씨와 오세훈 서울시장 후원자인 김한정 회장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 그리고 '홍준표 여론조사비용 대납 의혹' 을 받는 최용휘 전 대구시 서울본부 대외협력팀장(맨 왼쪽) 등이 맥주를 나눠마시는 모습이 나온다.
지난 2021년 4월 24일 저녁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인 김한정 회장의 제주 서귀포시 별장에서 찍은 단체 사진. 왼쪽부터 최용휘 전 대구시 서울본부 대외협력팀장, 명태균 씨, 김한정 회장,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 2025.4.23.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인 김한정 회장의 제주 서귀포시 별장 위성 지도 사진. 명태균·최용휘·김영선·김한정·김태열 등이 2021년 4월 24일 저녁 맥주를 마시며 회동을 한 외부 테라스 시설이 확인된다. 2025.4.23. 네이버 위성 지도 갈무리
<워치독>에 사진을 제공한 제보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해당 사진은 2021년 4월24일 저녁께 김한정 회장의 제주 서귀포시 별장에서 찍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이 만남을 가진 장소는 김 회장 별장 건물의 외부에 있는 독특한 형태의 테라스 시설로 보인다. <워치독>은 위성·항공 사진을 통해서도 해당 장소를 확인했다. 당시 이들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제주 골프리조트에 온다는 사실을 알고 김 전 위원장을 만나려고 제주를 찾았다.
<워치독>이 입수한 항공권에는 명태균 씨와 김태열 전 소장은 2021년 4월 23일 오전에, 김영선 전 의원은 다음날인 24일 오후 제주를 간 것으로 확인된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제주에 있던 기간과 정확히 맞물린다. 최용휘 전 팀장 등의 항공권은 확인되지 않지만, 이들은 각자 제주로 이동해 24일 저녁 김한정 회장 별장에서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사진과 항공권은 "홍 전 시장의 '복당' 논의를 위해 명태균 씨와 최용휘 전 팀장 등이 김종인 전 위원장이 있는 제주로 갔었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증거로 분석된다.
앞서 명 씨의 최측근인 ㄱ 씨는 <워치독>과 한 인터뷰에서 "2021년 4월 말 명태균 씨와 함께 창원 사무실에 있었는데 홍준표에게 전화가 왔다. 명 씨가 스피커 폰으로 통화했고 홍준표가 '그래 명 사장 (제주에) 가거든 (복당) 좀 잘 이야기 해줘'라고 말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ㄱ 씨에 따르면 당시 홍 전시장의 통화는 ㄱ 씨 외에도 지역 정가의 유력 인사도 함께 들었다.
명 씨와 함께 제주를 찾은 ㄱ 씨는 "당시 오세훈이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제주도로 휴양을 간다고 해서, 우리도 가겠다고 했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원자인) 김한정 회장에게도 이야기해서 같이 갔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부인과 함께 골프 리조트로 먼저 갔는데, 명태균 씨가 김 전 위원장을 차로 태워 김한정 회장 별장으로 모셨다"고 말했다.
실제 2021년 4월25일 명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종인 비대위원장님과 제주 휴가 중"이라고 쓰면서 김 전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과 별장 사진을 올린 바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명 씨가 SNS에 올린 사진이 문제가 되자 언론에 "10분 정도 머물다가 자리를 떠났다"고 해명했지만, 명 씨가 김 전 위원장을 수행하고 만나는 과정에서 복당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ㄱ 씨는 명 씨와 김 전 위원장이 "1시간 정도 같이 있었고, 별장 구경도 했다"고 주장했다. 복당 논의를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는 설명이다.
명태균 씨와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의 제주행 항공권 티켓. 2021년 4월 23일, 4월 24일 도착으로 나와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주도를 방문한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2025.4.23.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 "최용휘, 홍준표 복당 위해 김종인 만나" 입증 사진은 처음
중요한 것은 '김종인-명태균 회동'이 이뤄진 제주 별장 사진에 최용휘 전 팀장이 함께 담겼다는 점이다. 그간 "최 전 팀장이 홍준표 전 시장의 복당을 위해 뛰었다"는 주장만 있을 뿐 이를 입증할 물적 증거 등은 나오지 않았었다.
ㄱ 씨는 "홍준표 전 시장이 명태균 씨를 온전히 믿지 못해 최용휘 전 팀장을 제주도로 보냈다"고 <워치독>에 앞서 밝힌 바 있다. 최 전 팀장은 홍 전 시장 아들 홍정석 씨의 고교 동창이자, '홍준표 양아들'로 불릴 정도로 홍 전 시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수사가 본격화 되자 국외로 도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최근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인물이다.
ㄱ 씨는 "홍 전 시장이 명태균 씨가 실제로 김종인에게 가서 (복당에 대해) 실제로 말하나 안하나 싶어서 최용휘를 제주도로 보낸 것으로 안다"며 "명태균 씨가 김종인 위원장에게 최용휘를 소개할 때 '홍준표 아들, 정석(홍정석)이하고는 완전 절친(가장 가까운 친구)이고, 홍준표한테도 아버지라고 할 만큼 홍준표의 양아들로 다 소문이 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 전 시장의 최측근인 최 전 팀장은 지난해 11월 창원지검에 출석해 "명태균 통해 김종인 전 위원장과 만나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도 만났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최 전 팀장이 평범한 회사원으로 일하던 당시 왜 그렇게까지 홍준표 복당을 위해 분주하게 다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 당원명부를 받아 명태균 여론조사업체에 유출하고 조사내용을 홍준표 캠프에 전달하고 비용도 대납한 의혹을 함께 받고 있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2일 공개한 사진.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 김한정 회장, 홍준표 대구시장의 최측근 최용휘 씨 등이 2023년 3월경 제주도에서 한 자리에 모여 장동하 창원산업진흥원장 취임을 축하하고 있다. 2025.4.23 염태영 의원실 제공(편집 워치독)
명태균 씨가 지난 2021년 4월 25일 올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 2024.11.13. 김소연 변호사 SNS
■ 홍준표 대선 경선 캠프 "답변드릴 내용 없다"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이 지난해 12월 2일 언론을 통해 공개한 사진에서도 명태균 씨와 최용휘 전 팀장이 등장해, "홍준표 전 시장이 명태균을 관리하기 위해 최용휘를 활용했다"는 명 씨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뒷받침한다.
해당 사진은 이른바 '제주 회동 멤버'였던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 김한정 회장, 최용휘 전 팀장 등이 또다시 한 자리에 모여 축하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2023년 3월쯤 제주에서 찍은 해당 사진은 장동화 창원산업진흥원장의 취임 축하 자리로 전해진다. 최용휘 씨 지인은 해당 사진에 대해 "명태균과 최용휘, 김영선, 김한정 등이 1~2년 단기간 만난 게 아니라 7~8년 된 오랜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다만 홍 전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홍 전 시장의 해명과 배치되는 검찰 수사 내용, 명태균 씨와 그의 측근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복수의 증언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까지 나오고 있지만 홍 전 시장은 여전히 "명태균·최용휘는 모두 내 측근도 아니고 아무 관련도 없다"는 입장이다. 홍 전 시장이 명 씨의 생일에 주고 받은 문자에 대해서도, "의례적 답장일 뿐"이라는 해명 외에 추가 설명이 없다.
홍 전 시장은 <워치독> 취재진이 해명을 듣기 위해 지난 3일 전화로 질문하자 "모두 찌라시 기자들이라서 상대 안 합니다. 서울경찰청에 고소했고 곧 민사청구도 합니다. 찌라시 전화라서 차단합니다"라고만 밝혔다. 홍 전 시장의 대선 경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인 정장수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최용휘' 이름을 언급하자마자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후보 수행실장인 손성호 전 대구시장 비서실장 역시 "당사에서 행사 중"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한편 <JTBC> 에 따르면 최용휘 전 팀장은 최근 해외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팀장 지인은 <워치독>에 "말레이시아로 출국한 것으로 안다"며 "기자들에게 전화가 오고 그러니 피해 간다 정도로 들었다"고 확인했다. 최 전 팀장은 <워치독> 취재진의 확인 요청에 "X소리 하지 말라. 앞으로 전화하지 말라"면서, 출국 사실에 대해서도 "(보도를 한) 기자에게 물어보라"며 전화를 끊었다.
허재현·김성진·김시몬·조하준 <워치독> 기자 watchdog@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