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단독] 홍준표 여조비 대납자 “명태균 통해 김종인 만나 홍준표 복당 논의” 검찰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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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448회 작성일 25-04-23 17:34본문
김소연 변호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명태균 씨 사진. 2024.11.13. 김소연 변호사 SNS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시장직을 사퇴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과거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의혹을 받는 최용휘 (전 대구시 서울협력본부 대외협력팀장) 씨가 검찰 조사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복당을 논의하기 위해 2021년 2월 명태균을 만났고 이후 명태균의 도움으로 김종인(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관련 논의를 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최 전 팀장은 “명태균이 김 전 위원장에게 나를 소개할 때 ‘홍준표의 양아들’이라고 소개해 그러지 말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홍 전 시장은 여전히 “최용휘·명태균은 내 측근이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최 전 팀장의 여러 행적과 검찰 조사 내용은 이에 배치된다.
■ 최용휘 “명태균 통해 김종인 만났고 이후 이준석도 만나”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검찰과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는 이들을 상대로 14일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최 전 팀장은 지난해 11월24일 창원지검에 출석해 “2021년 2월 지인으로부터 명태균이 김종인과 친하다고 해서, 명태균을 연락해 만났고 홍준표의 복당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했다.
최 전 팀장은 이어 “명태균의 소개로 광화문 사무실에서 김종인을 만났고, 명태균이 나를 '홍준표 양아들'이라고 소개해 그러지 말라고 했다. 명태균이 정말 당내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 친하게 지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최 전 팀장은 실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아들 홍정석씨와 오랜 친구 관계이다.
최 전 팀장의 검찰 진술 내용을 종합 분석하면, 그가 명태균을 만난 이유는 오직 '복당 문제 등 홍준표가 겪고 있는 정치적 문제 해결' 등에 맞춰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을 처음 만난 경위에 대해서 최 전 팀장은 “2020년 전주에서 사업하는 최OO 이라는 사람이 명태균은 아이디어가 많고 홍준표 시장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명태균을 만났다"고 진술했다. 홍 전 시장의 주장처럼 “별 관계가 없는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에는 최 씨의 활동은 지나치게 적극적이었다.
최 전 팀장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벌어지던 2021년 6월 초 이준석 의원을 만나기까지 했다. 최 전 팀장은 “명태균의 소개로 이준석을 대구의 한 커피숍에서 5분 가량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준석이 대구 국채보상운동 공원에서 북콘서트를 했고, 그 이후 만났다. 그냥 여러 사람들 서서 만나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 자리에 앉아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고 진술했다. 이후 이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자마자 홍 전 시장의 국민의힘 복당을 승인했다.
■ 측근도 아닌데? 최용휘 “여론조사, 홍준표 비서실장에게 보고”
2021년 10월 국민의힘에서 당원 명부를 확보하고 명태균 여론조사 업체에서 홍준표 관련 여론조사를 시행한 뒤 최 전 팀장이 손성호 대구시 비서실장에게 보고한 사실도 처음 확인됐다. 최 전 팀장은 검찰에서 “손성호 비서실장 통해서 홍준표 의원이 대선 경선을 준비하던 시기에 개인적으로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있다고 보고하였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진술 내용은 홍 전 시장의 그간 해명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홍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3일 페이스북에 “최용휘는 내 측근도 아니고 우리 캠프 근처에도 온 일이 없으며 우리 하고는 아무런 관계 없는 명태균 측근일 뿐 (중략) 우리는 그 여론조사를 구경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최 씨는 “손 실장에게 당원 명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내 정치적 선택으로 필요해서 여론조사 의뢰한 것일 뿐, 홍준표 캠프에서 부탁한 것은 아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홍준표 캠프에서 대구시장 비서실장에게 직보가 가능한 수준으로 활동했던 것 자체가 “최용휘는 캠프 근처에도 온 일이 없다”는 홍 전 시장 해명의 설득력을 떨어트린다. 당시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최용휘 씨가 4천만원이나 들여 홍 전 시장 관련 여론조사를 벌이고, 김종인·이준석 같은 국민의힘 핵심인사 등을 두루 만나고 다닌 것을 그저 평범한 개인의 행보로 볼 수 없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또 검찰은 최 전 팀장이 2023년 1월2일 여론조사 비용을 논의하면서 강혜경 씨와 “난 돈 낼 마음이 1도 없고 뭘 하라는 건지 모르겠는데”라고 말한 녹취록과 강 씨가 여론조사 관련 홍 전 시장의 의중을 확인하기 위해 최 전 팀장에게 전화하여 물어보는 녹취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최용휘 지인 “대구시에 청탁할 일 있으면 최용휘 찾아가”
<워치독>의 취재에 응한 최 전 팀장의 오랜 지인은 “최용휘가 명태균과 홍준표 복당 문제를 논의할 때 나도 들었다. 최용휘는 홍준표 아들 홍정석과 뭐든 상의해서 하는 일이고 나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여러차례 설명했다. 대구시에 무언가 청탁할 일이 있으면 최용휘를 찾아갔을 정도로 홍준표 전 시장 측근인 것은 정가에서는 다 아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시장은 추가 해명을 듣기 위한 <워치독>의 질문에 지난 3일 "모두 찌라시 기자들이라서 상대 안합니다. 서울경찰청에 고소했고 곧 민사청구도 합니다. 찌라시 전화라서 차단합니다"라고 밝혔다. 최용휘 씨의 오랜 친구인 홍 전 시장의 아들 홍정석 씨는 <워치독>이 지난달 전화를 걸자 하루만에 전화번호를 바꿔버린 뒤 모든 취재 접근을 차단했다.
허재현,김성진,조하준,김시몬 <워치독> 기자 watchdog@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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