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터뷰인터뷰 대마초 소재 영화 '떨' 제작 이유 밝힌 전창걸 감독 인터뷰 “금기를 깨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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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2,390회 작성일 23-04-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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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떨’은 “대마초가 좋다”고 우기는 영화가 아니라 대마초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 본연의 마음을 표현한 자연스러운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금기를 깨는 계기가 되는 영화이길 기대합니다.”  


개그맨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었던 전창걸씨가 영화 ‘떨’의 감독을 맡아 최근 ‘스페인 인디하우스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스페인 인디하우스 국제영화제’는 영화 ‘호빗(다석 군대 전투), 쿵푸팬더3 등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감독 기예르모 델토로가 수상할 정도로 명성이 높은 영화제이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대마초를 소재로 했지만 전창걸 감독만 특유의 코미디적인 감각으로 인디영화는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포액트>는 영화 '떨'의 연출을 맡은 전창걸 감독을 만났다.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2010년 대마초 사건으로 공중파 방송에서 잇따라 하차하신 뒤 근황이 궁금했습니다.  

=<국민TV>에서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과 1년 넘게 방송을 했고, 개그맨 황원식씨와 ‘another time’이라는 팟캐스트도 진행을 했고, ‘새싹 땅콩차’ 사업도 했습니다. 또 지인의 도움으로 영화사 설립을 했었는데 이후에 1인 법인인 ‘전씨네’라는 영화사도 만들고 현재 영화 채널 ‘전씨네’라는 유투브 방송과 영화 제작도 했고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여러 가지 일을 열심히 하며 지냈습니다.


-영화 ‘떨’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삼류 용역 건달인 ‘조준’이 격투 도중 뇌전증 발작을 일으켜 뇌전증에 효능이 있는 대마초를 찾아 대마초를 몰래 키우는 농부 ‘초성’을 찾아갔다가 자살을 하려던 여인 오미나를 구출하게 되는데 의식을 찾은 여인 오나미와 벌어지는 헤프닝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극장 개봉을 하고 싶었지만 메이저급 배급사가 다루지 않는 이상 신작 영화나 영세한 영화들의 극장 개봉 환경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극장 인프라를 가진 사람들이 50%의 수익을 가져가는데 그런 수익을 장담하지 못하는 영화를 대관해 주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온라인 개봉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최우수 작품상 수상을 한 ‘인디 하우스 국제영화제’는 어떤 영화제인가요?

=인디 하우스 국제영화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하는 생긴지 5년 정도 된 온라인 영화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화가 가진 소재적 편견 때문에 출품이 쉽지 않아서 해외로 눈을 돌렸어요. 일본 인디 영화제인 ‘센세이(先生,せんせいへ)영화제’에도 출품을 했는데 본선에 진출은 했고 수상은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너무나 흥미로운 영화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밖에 다른 몇 군데 영화제에도 출품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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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는 논란이 될 수 있는 소재...우리 영화에서 금기 깰 수 있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

-예전 전창걸 감독 본인의 대마초 사건도 있었고, 영화의 소재인 대마초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소재인데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히려 논란이 되는 소재여서 선택을 했습니다. 제가 대마초를 접하게 된 당시 정신 환경이나 마음이 많이 웅크려지고 경제적으로 쪼들리던 상황이어서 마음이라도 편해지고 싶어서 대마초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혼자 살다가 7년 전 인생의 짝을 만났고 3년 전 정식으로 혼인신고도 했습니다. 가장으로서 느껴지는 책임감의 무게 때문에 오히려 이런 생각이 바뀌게 되었어요.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대마초밖에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그런데 대마초를 피우고 나서 후회하고 마음고생을 하느니 이런 마음을 글로 써서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한 단계 진보한 생각으로 바뀐 겁니다. 이런 생각의 전환이 영화 ‘떨’을 만들게 된 시발점이 된 거예요. 어떤 사람들은 정신 못 차리고 아직도 대마초 얘기를 하냐고 비판적으로 말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차라리 자기 삶과 밀접한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 정면 돌파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저의 감시자 역할을 하면, 제가 또 대마초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을 잊어버릴 수 있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영화 ‘떨’을 단 6일 만에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영화 제작 과정 얘기 좀 해주세요. 

=초본을 한 달 만에 썼어요. 카메라 두 대를 사용해서 촬영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현장 경험이 많은 스텝들이 멀티플레이어가 되어 일당백의 역할을 해주어서 그 에너지로 6일 만에 영화 제작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전창걸이라는 사람이 영화 한다고 떠벌리고 다니면서 영화는 만들지 않고 남의 돈이나 빌려 쓰는 사기꾼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정말 솔직한 내 얘기를 담아서 좋은 영화를 꼭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사실 영화를 6일 동안 만들어 낸다는 건 힘든 일이죠. 영화 시스템을 다 알았다면 시도 자체를 못했을 것 같아요. 몰라서 가능했다고 해야 할까요? 완성은 작년 여름에 했고 후반 작업이 6개월 정도 걸렸어요. 법인 통장에 있던 1800만원과 가족들, 후배들의 도움으로 8000만원 정도 제작비를 마련해서 제작을 했어요. 촬영지는 주로 제가 거주하는 일산에 사는 지인분들의 식당이나 사무실, 건물 주차장 등에서 촬영을 했고 시골 장면은 처가가 있는 강원도 평창인데 처가 옆집을 일정 비용을 드리고 3일 동안 빌려서 촬영을 했고요. 


-영화에서 대마초를 흡입하는 방법이 그대로 노출되어서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모방의 위험도 있어 보이고요. 이런 부분은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런 불편한 과정이 우리 영화 역사에서 한번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 ‘독전’이나 ‘마약왕’ 같은 경우에는 약물 투여나 흡입 장면이 그대로 노출이 되는데 ‘떨’은 그런 장면보다는 덜 충격적이지 않나요? 자연스러운 장면이라는 생각으로 변화되려면 한 번은 이런 불편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뉴스나 역사 속에서 대마초의 이미지가 음지에서 불행하게 사용되고 불법적이라는 모습만 보여줬다면 ‘떨’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 물질일 수도 있다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거지 대마초가 무조건 다 좋다고 우기는 영화는 아닙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오미나 역의 황은정 배우와 조준 역의 민준호 배우의 연기력이 영화의 재미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오미나 역의 황은정 배우는 연극을 전공하고 뮤지컬로 데뷔를 했어요. 생활 전선에 일찍 뛰어 들어 리포터를 주로 하다 보니 발랄하고 까부는 이미지로 각인이 되어 있었지만요. 이번 영화에서 빛나는 장면을 꼽으라고 하면 저는 황은정 배우가 문을 박차고 나와서 초성의 팔뚝을 무는 장면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기 편견과 욕심으로 대했던 사람인 초성의 진심을 보는 그 장면이 최고의 감정선을 나타냈다고 생각하거든요. 황은정 배우가 최근에 겪었던 개인사 등 모든 자기 감정이 함축된, 흉내만으로는 할 수 없는 연기였거든요. 제작 기간이 짧아서 더 많은 촬영 기회가 없었던 것을 황은정 배우도 아쉬워 했습니다. 민준호 배우는 개인적으로 대학 후배이기도 하고 아버님이 옛날 드라마 장르에서 굉장히 활약을 많이 하셨던 민지환 배우입니다. 민준호 배우는 연기는 잘 하지만 그동안 재연 배우라는 꼬리표 때문에 캐스팅이 잘 안됐던 배우인데 ‘떨’에서 조준 역을 맡아 누구보다도 열심히 해주어서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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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사람들의 쓸쓸함, 외로움, 공허함과 코미디적인 요소가 어우러지는 영화 만들겠다”


- 감독으로서 영화 제작을 끝내고 나서 아쉬운 점은 없으신가요?

='대마초 사부님'이 돌아가시기 전 유언을 남기는 장면이 있습니다. 농부 초성이 사부님을 살리려고 자기가 대마초를 물고 사부에게 인공호흡 하듯이 공급해 주는 장면에서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상황을 아주 체계적으로 연출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너무 자세히 표현하면 관객들에게 음식을 다 씹어서 입에 넣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서 그 정도에서 마무리를 지었어요. 시간과 제작비가 충분했다면 여러번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촬영을 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사부님 역을 맡으신 정재진 배우에게 제작비가 충분하지 못해 출연료를 많이 드리지 못한 점도 아쉽습니다. 


-영화 ‘떨’은 대마초라는 소재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가 있을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 감독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어떤 장르의 영화든 호불호는 다 존재하잖아요. 관객들의 절반 정도는 저에게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대마초 얘기를 하냐고 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런 분들이 제 감시자의 역할을 할 수 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제가 대마초를 다시 피우고 싶다는 생각을 잊어버릴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고요. 반대로 절반 정도는 전창걸 본인의 삶과 밀접한 소재에 대해서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좋게 이해해 주는 시선도 있겠죠. 영화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관객들을 설득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국가나 사회 시스템에서 기본적인 자기 도덕과 규칙을 가지고 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설득하기는 힘들다고 보거든요. 그러나 이 작품의 완성도나 영화에 대한 비평은 충분히 받아들일 자신이 있습니다. 이 인터뷰 기사를 보신 분들 중에서 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 새롭게 기획되는 영화 제작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다음 작품 계획은요?

=도시에 생활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쓸쓸함과 외로움, 공허함 같은 감정에 굉장히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저에게 왜 잘하는 코미디 장르에 집중하지 않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사회의 압력을 뚫고 나오는 개인적인 모습도 코미디라고 생각해요. 외로움이나 허전함, 공허함 같은 감정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어도 그 안에서 충분히 코미디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요즘 관심을 갖고 생각하는 소재는 ‘경비원’입니다. 경비직 노동자들은 감시 근로자라고 해서 ‘감시 근로 계약서’라는 것을 작성한다고 해요. (감시 근로자는 아파트나 건물의 경비원이나 물품 감시원들처럼 감시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들을 말하며 심신의 피로가 적은 업무 종사자를 지칭한다.) 쉽게 말해서 “당신들이 하는 일은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다” 라는 거죠. 경비원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하는 분들이거나 물질적인 환경이 넉넉하지 않은 분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아파트 같은 경우는 완전 주거 형태이지만 주거용 오피스텔 같은 경우는 밤에 일하러 나가서 술에 취해 새벽에 들어오는 여인들, 택배 배달업을 하는 사람들, 잠시 머물다 가는 뜨내기들, 또는 사기꾼도 살고 있을 수 있고, 직업군이 다양해요. 월세로 사는 사람들이 80% 이상인데 주차장을 보면 외제차가 즐비하기도 하죠. 주거 형태의 아파트와 보통 일 년 사이에 입주민의 10% 정도가 바뀌는 오피스텔의 상반된 환경에서 오는 묘한 앙상블이 있거든요. 저도 지금 고정적인 수익이 있는 일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나도 인생의 황혼기에 접해야 될 노동 환경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을 때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마’라는 소재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논란이 되는 민감한 소재이다. 그러나 물건마다 각자의 쓰임이 있듯이 대마라는 식물도 그것을 다루는 사람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제목만으로 편견을 가지고 비판하기 보다는 영화에서 대마의 역할이 인간 본연의 마음에 다가가는 소재라는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민감한 마음은 서서히 사라지지 않을까?


 글/ 정숙 <리포액트> 시민기자


*영화 ‘떨’은 케이블tv VOD서비스 KT, LG U+, SK broadband, Skylife, NAVER TVING 등에서 상영 중입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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