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현TV 코로나시대의 기본권을 고민해야...명박산성과 재인산성은 그 설치목적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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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7,764회 작성일 20-10-05 19:25본문
경찰의 과도한 광화문 광장 통제 등 지금 벌어지는 기본권 제한과 관련해 벌어지는 모든 혼란은, 너무나 급하게 찾아온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방역과 기본권 제한을 조율할 것인지에 대한 입법의 공백에서 벌어지는 과도기적 현상입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우리보다 더 심하게 국민 이동을 통제했어요. 거기도 우리처럼 기본권 제한과 관련한 논란을 거치며 신속하게 방역 관련 입법을 했습니다. 제가 경찰의 집회관리 방식을 비판한 건, 입법의 공백 상태에서 경찰력이 갑자기 끼어들어 그 공백을 대체하려 드는게 경찰개혁이라는 시대정신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던 것 뿐입니다.
일부 진보세력은 '이명박근혜 때도 못봤던 독재'라고 비난하던데, 그때도 전세계가 이런 전염병으로 수십만명이 죽고 그랬습니까. 경찰력의 과도한 투입이 적절한지 의문을 표하면 될 일을 두고, '이명박근혜 때도 못봤던 독재다' 라고 말하는 건 진보가 아니라 그냥 방역에 멍청한 겁니다.
식당,카페,관광지 등을 국가가 통제하지 않고 시민 자율책임에 맡기는 건, 그곳의 관리자들은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혹여라도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을 때 동행인 등을 추적관리하는 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가 큐알코드 같은 걸 찍고 입장할리 없는 광화문집회는 한번 코로나가 퍼지면 겉잡을 수 없고, 집회 관리자들도 다 책임을 회피해서 참가자 추적통제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국가가 시민 자율책임에만 맡길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 보수단체 815집회 등으로 시민사회가 터득한 집단지성과 교훈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정부가 집회참가자들을 탄압하려고 코로나 낙인을 찍는 게 아니라, 사후 방역관리에 취약한 행사라서 정부의 대응이 다른 겁니다. 엄연히 법원이 허가한 집회를 경찰이 과잉대응하고 있다고 저도 비판하지만, 주장에는 논리와 균형이란게 있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보다 비민주적이어서가 아니라, 코로나 이전과 이후 우리 사회가 달라진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코로나 이전의 사회로 어쩌면 다시 돌아갈 수 없을지 모르고, 우리가 구축해왔던 모든 사회시스템을 방역에 맞추어 새로 짜야 할 지 모릅니다. 목수정 작가같은 자의 글에는 이런 통찰력이 빠져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수시로 '기레기'인 제가 진중권같은 얼치기 지식인들을 계속 비판하는 건 제가 진영주의자라서가 아니라, 그들의 멍첨함과 오류가 너무 많은데 기자들이 이걸 분석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적어 대중에 재확산하는 사회적 부작용이 극심하기 때문입니다. 조중동이 '진보진영에서도 "재인산성 박근혜 때도 이러진 았았는데" 비판 나와' 이런 기사를 쓰도록 만든다는 것이지요.
진영주의에 과도하게 매몰된 사람들이 어느 한 쪽에 있다면, 다른 한쪽의 멍청한 입진보들 때문에 스트레스입니다. 아주 1년 내내. 어리석은 자들의 기록적인 '입배설'들 덕에, 위기의 시대에 누가 실력있는 진보인지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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